※차원의 도서관 챕터 1 '하얀 마법사' 기반 연성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플레이 하지 않으신 분들은 보지 않는 걸 권장합니다.※해당 콘텐츠(하얀 마법사)의 대사 및 문장을 일부 인용했습니다. ─꿈을 꾸었다. 나는 멍하니 제자리에 서서 내 눈 앞에 펼쳐진 세상을 보았다. 드넓은 들판엔 푸르른 풀과 꽃으로 생명력이 넘치고, 그 위를 어째서인지 적개심이 없어진 몬스터들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바람이 상쾌하다. 그 바람을 타고 색색의 풍선이 하늘을 향해 드높게 올라간다. 처음 보는 풍경에 두어 번 눈을 깜박였다. 사방에서 여러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소란스럽지 않고, 도란도란 즐거운 분위기다. 용병 사무소에서 스치며 봤던 용병들도 화기애애하게 떠들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니 호쾌하게 웃으며 내게 손을 흔들어주었..
멘션 온 단어 우산양자택일분홍색 매화 "아, 비 온다." 토도독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새파랗던 하늘이 어느새 잿빛으로 변하고, 그 풍경을 담고 있던 창문엔 어느새 물방울로 여러 선이 그어져 있었다. 나는 보고 있던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살짝 창문에 손을 대자 냉기가 손바닥 전체에 머물렀고, 창문에 내 손 모양대로 하얀 김이 서렸다. 나는 그 자세 그대로 회색빛으로 변한 세상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학생들이 떠난 운동장엔 크레이터처럼 물웅덩이가 고이고, 안 그래도 칙칙했던 건물들이 더 어두워져 본 모습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빗소리에 모든 소리가 가려져 내 주변은 적막으로 가득 찼다. 마치 세상과 동떨어진 것 같은 기분. 언젠가 읽었던 종말 후의 세계에 ..
Stir 1 Stir 2 Stir 3 Stir 4 Stir 5 "대체 무슨 생각인가, 오소마츠." "으응? 뭐가?" 정말 무슨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단 표정으로 태연하게 의자에 앉아있는 오소마츠를 보고 카라마츠가 짧게 한숨을 흘렀다. 오랜 시간 그의 곁을 지켜왔지만 이렇게 태연하게 변덕을 부리는 것은 도통 적응이 되지 않는다. 카라마츠는 표정을 고칠 생각도 안 한 채 가볍게 던지듯 물었다. "그 오카마를 데려온 것 말이다." "아아, 쵸로미쨩? 엄청 예쁘지~ 아, 그렇다고 넘볼 생각은 마라? 내가 눈독 들인 애니깐." "그러니까 나는 지금 그 얘기를 하는 거다." "헉, 카라마츠 너 진짜 넘볼 생각이었어? 사랑하는 동생과 싸우게 되다니 형아 너무 슬픈데." 장난기 가득한 말 속엔 가시가 박혀있고, 반달처럼 ..
Stir 1 Stir 2 Stir 3 Stir 4 쵸로마츠는 넓디넓은 침대에 널브러진 동생들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쥬시마츠는 배를 드러내고서 색색 숨을 쉬고 있고, 이치마츠는 운 탓에 눈가가 새빨갰다. 이렇게 셋이 모인 게 얼마 만이더라. 쵸로마츠가 설핏 웃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눈앞이 깜깜하다. 단순히 불을 꺼서가 아니라 이제 뭘 해야 할 지를 모르게 돼버렸기 때문이다. 마피아에게 납치당한 후에 아는 마피아 아지트에 오다니 상황이 나아진 건지 나빠진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납치당했을 때는 그저 살아남겠다는 일심(一心)으로 도망치고 또 도망쳤다. 희망 같지도 않은 희망인 Pino 패밀리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모든 관심이 Pino 패밀리에 등 뒤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터지고 건물이 흔들렸을 때는 저도 모..
Stir 1 Stir 2 Stir 3 "허억... 허억..." 쵸로미는 벽에 기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턱선을 타고 내려오는 땀방울을 손등으로 훔쳐냈다. 온몸에 낭자한 피까지 닦아낼 여력은 없었다. 자신의 피인지, 자신이 죽인 자의 피인지 구별할 수 없다. 총알에 스친 곳이나 얻어맞은 곳, 도망치느라 부딪힌 곳 하나하나가 비명을 질러댄다. 쵸로미는 작게 신음을 흘렸다. 셀 수 조차 없는 적들을 죽였는데 그 수만큼의 적이 자꾸만 나타난다. '그야 그렇겠지. 여긴 녀석들의 아지트니까.' 쵸로미를 납치해 Pino 패밀리를 도발했으니 전력이 분산되어 있지도 않을 거다. 안 그래도 Pino때문에 상당한 멤버를 잃은 Ciliegio다. 이런 일을 벌였으니 그만큼 전력을 다하겠지. 그 말인즉슨 모든 패밀리원이..
사랑은 달콤하다 ※회사원 오소마츠 X 파티셰 쵸로마츠※급전개 주의 손에 땀이 찬다. 나는 들고 있던 상자를 잠시 내려놓고 손수건을 꺼내 양 손을 닦았다. 얼굴에서도 땀이 나는 건 아닐까? 스쳐지나간 생각에 가방 속에서 굳어버린 거울을 찾아냈다. 얼굴을 살피며 씩 웃어봤다. 내가 봐도 웃는 게 참 어색하다. 그치만 긴장되는 걸 어떻게 해. 나는 눈 앞에 있는 문을 빤히 바라보았다. '406'이라 적힌 문패가 내 눈높이쯤 가운데에 박혀있다. 휴대폰을 꺼내 수백번은 읽은 오소마츠씨와의 라인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오소마츠 : 아, 그렇지. 우리집 놀러올래? 나 : 네? 그래도 돼요? 오소마츠 : 응 놀러와 놀러와 동생들도 쵸로마츠 궁금해하더라고. 오소마츠 : 우리집 주소는─」 휴대폰과 문패를 번갈아바..
Stir 1 Stir 2 ※이번 편 오쵸 안나옵니다... 기계 소리 속에 한 남자의 발소리가 묻혀간다. 조명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공장 내부를 검은 눈동자가 샅샅이 살펴본다. 원자재, 조립, 포장. 모든 라인이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다. 공기 중에 돌아다니는 화약 냄새를 맡으며 남자는 들고 있는 서류에 글자를 휘갈겼다. 이상 없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살펴보고 뒤를 돌아보니 강렬한 붉은 색이 그의 시야를 장악했다. 반사적으로 살짝 크게 뜨였던 그의 눈이 도로 반쯤 감겼다. "반장씨, 오늘도 perfect한 날을 보내고 있는가. 으응?" "하아..." 또냐. 머리를 긁적이던 반장 이치마츠는 모자를 다시 썼다. 서류철로 붉은 장미다발을 옆으로 밀춰내니 카라마츠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이치마츠를 그윽하게 바..
Stir 1 앳된 얼굴의 쵸로마츠가 동생들과 함께 물건을 옮기고 있다. 갈라진 벽을 매꾸고 그 위에 페인트를 덧칠했다. 햇빛과 바람에 제 모습을 잃은 건물이 점차 활기를 뛰기 시작한다. 어른이 하기에도 힘든 중노동임에도 소년들은 순진무구하게 웃으며 장난치기 바빴다. 소년들이 손이 닿는 곳마다 색깔과 빛이 어지러이 튀었다. 아지랑이마냥 그 풍경이 흔들린다. 성인인 쵸로마츠는 그것을 가게 뒤편 담벼락에 기대 바라보았다. 그의 곁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시체 두 구가 썩어들어가고 있었다. 그가 시체를 밟자 그것은 먼지가 되어 산산히 흩어졌다. 쵸로마츠의 눈은 아무런 동요도 없이 고요히 날아가는 먼지들을 담았다. 쵸로미는 꿈에서 깨어났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그는 두 눈을 깜박였다. 어둡다. 하지만 이 장..
※마피아au※오소쵸로 중심 (마피아 오소마츠X오카마 쵸로마츠)※15금...? "아아... 젠장..."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한 사내가 다리를 끌며 걸었다. 그가 지나간 곳엔 검붉은 선이 길게 늘어섰다. 달조차도 사라져버린 한밤중. 그를 맞아주는 것은 드문드문 서 있는 가로등뿐이었다. 그는 얼마 못 가 한 건물에 기대며 주저앉아버렸다. 다리에선 여전히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쉬운 대로 재킷을 벗어 지혈하던 그가 갑자기 헛웃음을 터트렸다. "설마 거기서 오발탄이 날아올 줄이야~ 아무리 나라도 죽은 사람 총은 예상 못한다구?" 듣는 이 하나 없건만 그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스스로 생각해도 우스웠는지 오래가지는 않았다. 그는 재킷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어둠 속에서 휴대폰 액정이 환히 빛났다. 통화 한 ..
※회사원 오소마츠X파티셰 쵸로마츠※진단메이커 '최애커플에게 추천하는 연성용 대사!' 결과 기반※급하게 쓴 거라 퀄리티 주의+급전개 주의 힘들다. 며칠 내내 말이 안통하는 회사와의 거래를 진행하다 겨우 끝나고 돌아오는 길은 기쁘기는 커녕 허망하기만 하다. 이래저래 조건을 따지더니만 결국은 처음 조건대로 거래가 이루졌을 때의 기분이란... 이젠 화도 안난다. 빨리 집에 가서 맥주 한 잔 크게 들이키고 침대에 두 팔, 두 발 뻗고 얼른 자고 싶다.역에서 빠져나와 구두를 질질 끌며 걷고 있는데 돌연 휴대폰이 울렸다. 설마 이제와서 거래 취소는 아니겠지. 아무리 카리스마 레전드인 나라도 이런 일은 더이상 무리다. 영업도 말이 통하는 상대랑 해야지. 땀에 찬 손을 대충 정장에 문지르고 휴대폰 액정을 손가락으로 그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