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션 1.똥 2.영양가 없는 존재 3.무개념소녀의 눈동자가 느리게 움직였다. 삐끄덕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기질적인 움직임이였다. 소녀의 까맣고 까만 눈동자 속에 한 여학생 무리가 보였다. 입꼬리를 올리며 뭐가 그리 신이 나는지 깔깔깔 소리내며 웃는 여학생들. 소녀는 거기서 시선을 떼지않은 채 고개를 기울였다. 뻐근해진 목에서 소리가 났다. 마치 이를 가는 소리같았다. 적어도 소녀에겐 그렇게 들렸다.웃기니?밖으로 내보내는 대신 소녀는 입을 꾹 다물었다. 저런 영양가 없는 존재들에게 무슨 말을 하리. 그제서야 소녀는 느리게 땅에 손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 오른쪽 신발 너머로 느껴지는 질퍽한 감촉이 더러웠다. 살짝 오른발을 들어올리니 갈색의 그것이 묻어나왔다. 거기에 코를 찌르는 악취. 소녀..
멘션 꽃 화려한 날개(깃털을 잡았더니 파사삭 사라지는 느낌) 속눈썹(미소녀가 눈 감을 때 반짝거리는 속눈썹) 기차가 흔들린다. 규칙적인 소리를 멍하니 들으며 창에 머리를 박았다. 기차의 흔들림과 소리가 머리를 통해 더욱 생생히 전해져왔다. 창 너머로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들은 어느새 무채색의 건물들에서 색색의 자연 풍경으로 바뀌어있었다. 낯선 듯 그립고, 먼 듯 친근한 창 밖 풍경. 느리게 두 눈을 껌벅이며 조심스레 하늘과 산과 강을 눈에 담았다. 고향에 가는 게 얼마만이지. 나는 속으로 햇수를 헤아려보았다. 초등학생 때는 방학 때마다 가다가 중학교부터는 안갔으니까 8년만인가. "오랜만이네." 그리 중얼거리자 입에서 뿜어나온 입김에 차창이 하얗게 변했다. 소매로 대충 닦아내니 온 시야가 노란색 일색으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