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오소쵸로※프루티 오소X시트러스 쵸로※시트러스(쵸로마츠, 쥬시마츠) 이외에는 남남※새잎마츠 비중이 많지만 어디까지나 형제애입니다. 그는 빛나고 있었다. 끝도 없이 넓은 무대와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서. 아니, 오히려 그 작은 몸으로 그곳을 압도하고 있었다. 무대 위를 자유롭게 활보하며 매혹적인 목소리로 모두의 집중을 끌어당겼다. 콘서트장의 뜨거운 열기와 함성의 중심은 누가 뭐라해도 그였다. 나는 입을 닫을 생각도 못 하고 그를 멍하게 바라보았다. 시선이 마주친 순간 눈꼬리와 입꼬리가 곱게 휘었다. 붉은 눈동자는 그 어떤 조명보다도 눈부셨고, 귀에 그의 목소리만이 가득찼다. 아. 환호가 아니라 짧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응원봉을 떨어뜨리고 시끄럽게 요동치는 심장 부근을 쥐어..
※하나하키병 소재※이 노래도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KK - True 노래 소리가 들렸다. 나직하고 어설픈 멜로디가 가을 바람을 타고서. 아무도 없는 학교에 울린 노래는 무섭기보다는 오히려 신비로운 기분이 들었다. 미성에 이끌려 마츠노 오소마츠는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한 걸음, 두 걸음 걸을 때마다 소리에 선명히 색이 입혀진다. 하얀 색 교실문을 앞에 두고 오소마츠는 멈추어섰다. 당장 문을 열어 누가 노래를 부르고 싶은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과 노래를 방해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뒤섞였다. 가늘게 이어지던 노래가 끊어지고 나서야 오소마츠는 교실 문을 열었다. 선선한 가을 바람이 가장 먼저 그를 반겼다. 바람결에 나부끼는 앞머리를 치우자 붉은 노을을 등지고 선 학생이 한 명 보였다. 반에서 항상 보던..
"어이, 오소마츠." "우으..." "야, 임마! 안 일어나냐, 쨔샤!" "뭐야, 치비타~ 손님한테." "손님은 얼어 죽을. 네 놈은 웬수야, 웬수! 취했으면 주정 떨지 말고 집에 가서 곱게 자라?" "진짜 너무하네..." 바닥에 잔잔하게 남은 맥주병을 끌어안고 엎드러졌다. 어묵 냄새를 듬뿍 머금은 열기와 칙칙한 한숨이 내 머리를 덮는다. 일부러 모른 척을 하며 맥주병을 더 세게 안았다. 차갑고 딱딱하기만 하다. 물기 어린 표면을 타고 손가락이 미끄러진다. 힘없이 아래로 떨궈진 손에 닿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말 아무것도. 양쪽으로 텅 빈 자리를 보는 것이 싫어 고집스럽게 이마를 박고 일어나지 않았다. 헛웃음 비스름한 것이 들리더니 딱딱한 무언가가 내 머리를 가볍게 쳤다. 짜증 내며 고개를 드니 치비타..
이전편 [오소쵸로]수호천사 쵸로마츠가 죽었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내가 모르는 때에, 내가 모르는 인간에게. 뒤늦게 얘기를 듣고 달려가보니 쵸로마츠는 내가 모르는 모습으로 쓰러져있었다. 내가 아는 쵸로마츠는 강하며 아름답고 피를 묻히는 걸 싫어했다. 그런데 내가 본 쵸로마츠는─태어나서 난생 처음으로 비명을 질렀다. 아니, 비명이라고 할 수조차 없는 괴성이었다. 시야가 흐려지고 목소리는 갈라지고 내 안의 뭔가가 무너져내렸다. 결코 굽힌 적 없던 무릎을 꿇고 피웅덩이를 헤짚으며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아무리 네 이름을 외쳐도 네가 내 이름을 부르는 일이 없었다. 「오소마츠형.」 그 한 마디가 없어졌다는 것이 이렇게도 나를 망가뜨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보스... 이제 나가셔야 합니다." "너희들끼리 알아서 ..
※마피아 오소X니트 쵸로 For. 솔 어렸을 때 그런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수호천사가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는 애니메이션. 어린 나는 언젠가 내 앞에 수호천사가 나타나면 무슨 소원을 빌 지 생각하곤 했다. 일단 형제들이랑 같이 쓰는 방말고 나만의 방을 달라고 해야지. 거기엔 내가 뒹굴거려도 남아도는 큰 침대가 있고, 책장에는 내가 좋아하는 만화책을 가득 있는 거야. 과자든, 어묵이든, 뭐든 내가 먹고 싶은 걸 먹고 싶은 때에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그래도 부모님은 잔소리도 하지 않고 오냐오냐 나를 귀여워 해주는 거지. 어린 나는 키득거리며 어린 아이다운 상상을 새하얀 스케치북에 그리며 잠들었었다. 다 쓴 스케치북이 쓰레기통에 버려지듯이 나이가 다 찬 나도 그런 상상을 잊..
※흑오소X마피아 쵸로※직간접적인 살인 묘사 있습니다. 비가 내린다. 추적추적 내리던 비는 금세 굵어져 사납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튀어오르는 빗방울이 사람들 발길을 재촉하고, 소란스럽던 골목이 텅 비어가기 시작한다. 먹구름이 드리워져 어두운 와중에 금빛으로 탈색된 머리가 빛난다. 인적 드믄 골목의 더 안 쪽, 한 쓰레기통 옆에 한 소년이 웅크려 있었다. 검은 후드는 비를 맞아 더 진한 색으로 바뀌어 가고, 손에 묻어있던 새빨간 피는 피에 씻기어간다. 붉은 기를 머금었던 날붙이에 비친 자신을 노려보던 소년은 아무말 없이 칼을 집어던졌다. 딱딱한 벽에 부딪힌 칼은 물웅덩이 속으로 떨어졌다. 유독 하얘보이던 손을 바라보던 소년은 피식 헛웃음을 지었다. 피는 사라졌어도 찌르던 감각은 생생히 손에 남아있었다. "토..
For. 프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하는 건 대체 어떤 기분일까. 서로가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 그건 용서받지 못할 마음을 품은 나에게 있어선 상상조차도 할 수 없었다. 오소마츠형이 나를 보며 좋아한다고 말하는 걸 떠올리면 설렘과 죄악감에 심장이 옥죄어왔으니까. 동성에 형제에 같은 얼굴. 그런 사람에게 사랑을 품는 것은 아마도 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로 오소마츠형이 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을 땐 믿을 수가 없었다. 상상과 다르게 오소마츠형은 웃지 않고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나도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나도 좋아한다고, 오소마츠형을 사랑한다고 말해야할 텐데 눈물밖에 나오지 않았다.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나와 사귀어줄래?'라고 힘주어 말하는 오소마츠형에게 나는 그저 고개..
사랑이 이루어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약 70억명이 사는 지구에서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반하고 마음을 서로 나눌 확률. 계산은 안 해봤어도 두 사람이 만난다는 기본 전제부터 확률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낮다는 건 잘 알겠다. 그렇다면 저 문장에 '그 사랑은 여섯 쌍둥이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한정한다'는 조건을 넣으면 어떻게 될까. 머리를 쥐어뜯으며 의미없는 숫자들을 노트에 수도 없이 휘갈겼었다. 현기증이 일어 책상에 엎어져도 도저히 손을 멈출 수가 없었다. 숫자들의 나열에 그 사람의 이름이 파묻혀 사라져야만 했으니까. 누군가는 한창 좋을 때라고 말하는 고등학교 시절, 그때의 난 그 어느 때보다도 절박하고 쓰라리게 사랑의 고통을 홀로 삼켜야했다."다녀왔습니다." "여! 쵸로마츠, 한 잔 할래?" 막 ..
※미스테리au※천호 오소마츠X꽃꽃이사 미도리토 쵸로스케X기자 아오구 카라츠구※유혈 및 살인 소재가 있습니다. 덥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훅 끼치는 열기에 시사카 하지메는 표정을 확 구겼다. 나무 그늘로 피신한 그의 얼굴에 나뭇잎 사이로 새어드는 햇살이 비추었다. 산이 있어 사방엔 나무가 가득하고, 그만큼 매미소리가 넘쳐난다. 이 푸르른 곳과 어울리지 않는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버스는 떠나갔다. 공백이 가득한 버스 시간표를 들어다본 하지메는 짧게 한숨을 쉬었다. 어차피 하루밤에 끝날 거라고 기대도 안 했어. 가방을 고쳐매고선 그는 쭉 주변을 살펴보았다. 내린 곳이 살짝 언덕께라서 아카츠카 마을이 어느 정도 내려다보았다. 이렇다 할 큰 건물없이 자그마한 주택으로 이루어진 아담한 마을은 산으로 둘러싸여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