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머타임 레코드 이후, 루프가 끝난 시점 ※ 하루카, 타카네 동거하고 있다는 전제 8월 말, 시기를 놓친 태풍 하나가 뒤늦게 찾아왔다. 벌써 3일째. 바람도 센 탓에 밖에도 못 나가고 있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하루카와 그의 동거인은 실내에 익숙한 사람들이었다. 시한폭탄 같은 몸을 가진 그들에게 바깥은 위험하기만 했으니까. 연신 비를 뿌려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하루카는 느리게 펜을 움직였다. 하늘만큼이나 그의 스케치북도 어두컴컴하게 물들어 있었다. 빗방울이 창을 두드리는 소리에 종이에 사각사각 펜이 스치는 소리가 뒤섞였다. 그리고 곧이어 요란한 게임 소리가 모든 소리를 덮어버렸다. 뒤를 돌아보니 언제 일어난 건지 타카네가 잠옷차림인 채로 게임기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총탄과 혈흔이 난무하는 화면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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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블랑 ※레스큐 오소마츠X학생 쵸로마츠 푸른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다. 쵸로마츠는 그저 새파랗기만 한 하늘을 올려다보다 눈부신 태양 빛에 눈을 찌푸렸다. 아직 여름이라 하기에는 애매한 시기지만, 기온만큼은 여름이라 해도 믿을만한 5월의 어느 날. 쵸로마츠는 얼음을 넣은 컵에 보리차를 부었다. 위로 동동 떠 오른 얼음은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금이 쩍쩍 갈라졌다. 오늘은 몇 분 만에 오려나. 5월에는 불이 잘 나진 않으니까 10분? 그래도 요새 나들이가 많아서 자잘한 일들은 많으려나. 조금 더 여유 둬서 20분으로 하자. 타이밍 좋게 진동이 울린 스마트폰 화면에는 조금 늦을 것 같다는 오소마츠의 문자와 함께 약속 시각을 넘긴 시각이 떠올랐다. 물방울과 함께 송골송골 맺힌 컵을 부드러이 감싸 쥔 쵸..
※경찰 오소마츠 X 매니저 쵸로마츠 "하아..." 쵸로마츠는 걷다가 말고 안경을 벗고선 제 눈가를 꾹꾹 눌렀다. 일할 때는 몰랐는데 온몸이 뻐근했다. 움직일 때마다 뚝뚝 소리가 나는 목을 주무르며 쵸로마츠는 짧게 한숨을 쉬었다. 자신이 맡은 아이돌, 하시모토 냐의 첫번째 TV 고정 프로그램 촬영이 끝났다. 항상 게스트로만 참가하다가 고정 출연진이 된 것은 처음이었기에 냐쨩에게는 큰 찬스였다. 자신의 인상을 좀 더 널리 알리고, 이미지를 확고히 굳힐 기회. 말이 고정 출연진이지 사실 반응이 안 좋으면 바로 하차이기에 냐쨩도, 매니저인 쵸로마츠도 각오를 다지고 들어갔다. 몇 번 와봤지만 유독 크고 낯설게 느껴지던 촬영장. 쵸로마츠는 그곳을 쉴새없이 돌아다니며 스태프에게 인사하고 냐쨩에 대해 좋은 인상을 남기..
※미스테리au※아카시카 오오조우X미도리토 쵸로스케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다. 미도리토는 봄 햇살을 받으며 느리게 눈을 감았다 떴다. 추웠던 겨울과 매서웠던 꽃샘추위가 물러나고 드디어 봄이 찾아왔다. 하얀 눈이 한가득 쌓여있던 미도리토가의 정원도 푸르른 잎이 돋아나고 몇몇은 이미 꽃망울을 터트린 후였다. 조금씩 여러 색채로 물들어가고 있는 정원을 보며 쵸로스케는 살며시 미소를 머금었다. 그의 시선이 정원에 있는 동생, 다요코에게 닿자 그의 입꼬리가 더욱더 부드럽게 휘어졌다. 꽃을 가까이 보려고 그러는 걸까. 다요코는 쪼그려 앉아 꽃을 보고 있었다. 모란인가. 붉은 꽃잎이 다요코에게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다요코, 하고 다정하게 부르려다 답지 않게 장난기가 발동해 쵸로스케는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쵸로스케가..
※그랜드체이스 for kakao 대사 일부 인용 휘영청 밝은 달이 오늘따라 시리도록 푸르다. 한숨을 내쉬고 숨을 다시 들이켜면 차디찬 밤공기가 폐 속을 가득 채운다. 혼자 나무 위에 앉아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니 정적이 더 크게 다가온다. 주변이 조용하면 내면의 소리가 더 크게 울린다. 「약해빠졌군요.」 비수를 꽂든 예리했던 그 말. 다시 생각해봐도 까드득 이가 갈린다. 차원을 오가며 내가 약해졌다는 건 누구보다도 절감하고 있었다. 언젠가 죽을 수 있는 것을 알기에 미련을 남기지 않으려 더 발버둥 쳤다. 내가 죽더라도 동료들은 실패하지 않도록. 그러나 발버둥 끝에 돌아온 것은 지독한 패배와 생생한 악몽, 그리고 치욕이었다. "카제아제..." 입에 담는 것만으로도 독기가 입안에 퍼지는 기분이다. 완전히 ..
※농구부 카라X양호 선생 이치 창문으로 들어오는 볕이 따스하다. 이치마츠는 창가에 누워있는 고양이와 함께 햇살을 쬐며 머그컵을 만지작거렸다.. 들고 있던 머그컵에 든 커피는 이제 식었는지 김도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몰라 이치마츠는 두어번 후후 불고 나서야 커피를 홀짝였다. 조용한 양호실을 감싸는 봄 햇살과 커피 한 잔. 여유로운 한 때에 이치마츠는 나른한 미소를 지었다. "티쳐~!" 그 미소는 5분도 채 가지 못 했지만. 복도 끝에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치마츠는 인상을 와작 구겼다. 곧이어 굳게 닫혀있던 양호실 문이 요란스럽게 열리고 해맑게 웃고 있는 남학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숫자 2가 적힌 푸른 농구복이 살짝 흔들리고, 훤히 드러나있는 무릎에선 붉은 피가 맺혀있었다. "선생님, 나 다쳤다..
#트친_연성_내_스타일로_리메이크하기 프완님 연성 보고 짧게 써보았습니다.(연성 링크는 따로 걸지 않았습니다.) ※쵸로마츠 라이징편과 1기 24화 사이 시점이라고 생각하시고 보시면 됩니다. 하늘에 떠있는 구체가 점점 커진다. 도망가지 않으면 큰일난다. 모두 본능에 따라 달아날 때 단 한 사람만이 그 아래에 서있었다. 쵸로마츠. 목이 바짝 말라 목소리가 갈라졌다. 쵸로마츠는 그 어떤 위험도 느끼지 못한 건지 멍하게 자신의 자의식을 올려다보았다. 그 눈빛에선 어떤 것도 읽을 수가 없었다. 공허했고, 허무했다. 높이 떠있던 자의식이 쵸로마츠를 향해 길게 촉수를 뻗었다. 내뿜는 빛이 더욱 강렬해서서 눈을 뜨고 보기가 힘들다. 눈을 감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것은 촉수를 향해 웃으며 손을 뻗는 쵸로마츠의 모습이었다...
#트친_연성_내_스타일로_리메이크하기 이코님 연성 보고 짧게 써보았습니다. ※학생마츠+남남설정 아카츠카 고등학교 60회 문화제날. 평소엔 수업으로 조용해야할 학교가 시끌시끌하다. 교문은 학생들이 몇날며칠 공들여가며 꾸민 아치가 세워져있고, 학교 건물로 향하는 길목에는 각 반에서 만든 입간판이 수두룩하게 세워져 있다.건물 안도 마치 전시관인 것처럼 각 반의 테마에 맞춰 개성있게 꾸며져 있었다. 학생들은 다들 교복을 벗고 편한 옷, 유카타, 귀신 분장, 인형탈 등 다양한 옷을 입고 교내를 활보한다. 그 사이사이로 외부인들이 홍보지를 꼭 쥐고 바삐 걸음을 옮기고 있다. 학교 전체에 활기와 웃음이 넘쳐난다. "쵸로마츠, 여기 있어?!" 단 한 사람만 빼고. 줄 선 사람들이 대놓고 있는데도 교실문을 벌컥 열어젖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