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 中 下 "네, 이걸로 프루티의 오소마츠씨와 시트러스의 쵸로마츠씨의 총정리 영상을 살펴봤는데 두 분 기분 어떠신가요?" MC의 상큼한 멘트와 함께 카메라가 우리 쪽으로 향한다. MC들과 우리와 같은 출연진들 역시 몸을 틀어 우리를 바라보았다. 집처럼 아늑하게 꾸며진 스튜디오에서의 마지막 촬영. 내 몸집만 한 쿠션을 끌어안고 나는 어정쩡하게 미소지었다. 기분이 어떠냐니. 이 프로그램만큼은 보는 게 괴로워서 일부러 모니터링을 피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공개된 곳에서 다 같이 보니 죽을 맛이다. 표정 관리를 잘 못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진짜 적나라하게 찍혔다. 하물며 편집을 거치니까 내가 오소마츠형을 의식하는 게 한눈에 보여서... 잠시 대답을 주저하는 사이 오소마츠형은 호탕하게 웃으며 토크를 시작했다. 그..
上 中 얇게 눈꺼풀을 덮는 빛에 느리게 눈을 떴다. 낯선 천장에 잠시 여기가 어딘가 혼란스러운 사이 카메라의 빨간 불빛과 눈이 마주쳤다. 맞다. 촬영 일정 때문에 어제는 여기서 잤지. 그렇다면 내 뒤에 있는 건... 갑자기 등에 닿는 온기가 낯설게 느껴진다. 뻣뻣한 고개를 겨우 돌려 뒤를 보면 오소마츠형이 입을 살짝 벌린 채 자고 있다. 많이 피곤한 것인지 굳게 닫힌 눈꺼풀은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깨워도 안 일어나겠지. 잠든 얼굴을 조금 더 훔쳐보고 싶은 마음과 카메라가 있다는 이성이 서로 부딪힌다. 결국 언제나 그랬듯이 마음을 지그시 누르고 허리에 감긴 팔을 풀러냈다. 깨지 않도록 이불에서 몸만 살짝 빠져나가자 서늘한 아침 공기가 온 몸을 감싼다. 이 찬기에 내 마음도 식으면 좋으련만 바람과 ..
上편 "미치겠다..." 오랜만에 코디가 준비한 옷이 아닌 편한 후드 차림으로 탁자 위에 널부러졌다. 데뷔 후 첫 쉬는 날이지만 신나기 보다는 지쳐서 움직일 기력도 없다. 습관적으로 틀어놓은 TV에서 시트러스나 프루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움찔거리는 내가 싫다. 살짝 눈동자만 올려 TV를 보면 아니나 다를까 생글생글 웃고 있는 오소마츠 선배 옆에서 열을 내고 있는 내가 보인다. 그 날, 우리의 첫 예능은 말그대로 대박을 쳤다. 프루티의 버프도 있었지만 우리의 케미가 좋다나 어떻다나... 프루티 같은 경우에는 항상 오소마츠 선배가 장난을 걸고, 토도마츠 선배가 아무 일 없었던듯이 무시하는 것이 한 패턴으로 고착화되어있었다. 그런데 거기에 나라는 인물이 끼어들면서 새로운 모습이 나타났다. 놀리는 오소마츠 선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