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오소X니트 쵸로 For. 솔 어렸을 때 그런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수호천사가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는 애니메이션. 어린 나는 언젠가 내 앞에 수호천사가 나타나면 무슨 소원을 빌 지 생각하곤 했다. 일단 형제들이랑 같이 쓰는 방말고 나만의 방을 달라고 해야지. 거기엔 내가 뒹굴거려도 남아도는 큰 침대가 있고, 책장에는 내가 좋아하는 만화책을 가득 있는 거야. 과자든, 어묵이든, 뭐든 내가 먹고 싶은 걸 먹고 싶은 때에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그래도 부모님은 잔소리도 하지 않고 오냐오냐 나를 귀여워 해주는 거지. 어린 나는 키득거리며 어린 아이다운 상상을 새하얀 스케치북에 그리며 잠들었었다. 다 쓴 스케치북이 쓰레기통에 버려지듯이 나이가 다 찬 나도 그런 상상을 잊..
※흑오소X마피아 쵸로※직간접적인 살인 묘사 있습니다. 비가 내린다. 추적추적 내리던 비는 금세 굵어져 사납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튀어오르는 빗방울이 사람들 발길을 재촉하고, 소란스럽던 골목이 텅 비어가기 시작한다. 먹구름이 드리워져 어두운 와중에 금빛으로 탈색된 머리가 빛난다. 인적 드믄 골목의 더 안 쪽, 한 쓰레기통 옆에 한 소년이 웅크려 있었다. 검은 후드는 비를 맞아 더 진한 색으로 바뀌어 가고, 손에 묻어있던 새빨간 피는 피에 씻기어간다. 붉은 기를 머금었던 날붙이에 비친 자신을 노려보던 소년은 아무말 없이 칼을 집어던졌다. 딱딱한 벽에 부딪힌 칼은 물웅덩이 속으로 떨어졌다. 유독 하얘보이던 손을 바라보던 소년은 피식 헛웃음을 지었다. 피는 사라졌어도 찌르던 감각은 생생히 손에 남아있었다. "토..
For. 프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하는 건 대체 어떤 기분일까. 서로가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 그건 용서받지 못할 마음을 품은 나에게 있어선 상상조차도 할 수 없었다. 오소마츠형이 나를 보며 좋아한다고 말하는 걸 떠올리면 설렘과 죄악감에 심장이 옥죄어왔으니까. 동성에 형제에 같은 얼굴. 그런 사람에게 사랑을 품는 것은 아마도 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로 오소마츠형이 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을 땐 믿을 수가 없었다. 상상과 다르게 오소마츠형은 웃지 않고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나도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나도 좋아한다고, 오소마츠형을 사랑한다고 말해야할 텐데 눈물밖에 나오지 않았다.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나와 사귀어줄래?'라고 힘주어 말하는 오소마츠형에게 나는 그저 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