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누오 따스한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은 나무를 한 번, 들꽃을 한 번 매만지고서 연못 주위를 멤돌았다. 자연스레 연못에 잔잔한 물결이 일어났다. 넘실넘실 넘어가던 물결은 이내 연못가에 앉아있던 쵸로마츠의 다리에 부딪혀 흩어졌다. 시원한 감촉에 그가 빙그레 미소지었다. 오늘도 좋은 날씨네. 작은 눈을 초승달처럼 곱게 휘어보이며 그가 다리를 들어올렸다. 깨끗하고 순수한 물방울이 하얀 다리에 달라붙어 있다가 곡선을 타고 도로 연못으로 돌아갔다. 퐁- 작은 소리가 아무도 모르게 울렸다가 사그라들었다.그야말로 평화 그 자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깊은 숲 속, 있는 것이라곤 무수한 나무들과 그곳에 터전을 만든 여러 생물들, 그리고 이 숲을 관장하는 여신 쵸로마츠뿐이였다. "여.신.님!" 이 녀석이 나타나..
※주의※트위터에 썼던 썰 기반발렌타인데이라서 써봤는데 지각했다!!나는 왜 이런 걸 항상 제시간에 못쓰는 거지!시간에 쫓기어 부랴부랴 써서 상당히 엉성합니다.... "쵸로마츠, 초콜릿 만드는 거 도와주라!" 황당한 그 소리에 구인지를 넘기던 손가락이 멈췄다. 이건 또 뭔 소리야. 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 내 앞에서 합장하고 있는 오소마츠형을 쳐다보았다. 내 시선이 느껴졌는지 오소마츠형은 감았던 눈을 슬며시 뜨더니 씩 웃었다. 나는 황급히 다시 구인지쪽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한번 집중이 깨어진 후라 그런지 글자가 눈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갑자기 웬 초콜릿이야." "에에~? 설마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모르는 거야? 역시 체리마츠." "체리마츠라 하지마!! 그리고 오늘이 발렌타인 데이인 거 나도 알거든?!" 그..
※주의※카라쵸로의 날 기념으로 써봤는데 지각했다!!급하게 막 쓰다보니 내용이 이상합니다...시간에 쫓기다보니 마무리가 굉장히 허접합니다...난 대체 뭘 쓰고 싶었던 걸까 아, 어떡해. 잠이 안와. 이리저리 몸을 계속 뒤척여보았지만 괜히 자세만 불편해졌을 뿐 두 눈은 말똥말똥했다. 베개를 껴안아보기도 하고, 양을 세어보기도 했지만 다 부질없는 노력이었다. 피곤한 몸과 다르게 한 번 잠이 깨버린 뇌는 생생하기만 하다. 억지로 눈을 감고 버텨보려 했만 양 옆에서 들려오는 색색 숨을 내쉬는 소리에 결국 성질이 뻗쳐 일어나고야 말았다. 지금 내가 누구누구때문에 잠을 못 자고 있는데 이것들은! 우 오소마츠형, 좌 쥬시마츠. 한 쪽은 자면서 아크로바틱을 하질 않나, 한 쪽은 갑자기 괴상한 소리를 지르다가 자질 않나...
※주의※커플링 요소 無부양조/보류조로 나뉘어 살고 있다는 전제 하입니다. 머신에서 두 줄기의 에스프레소가 내려오자 금새 씁쓸하고도 그윽한 원두향이 퍼져나갔다. 그 커피향을 맡는 둥 안맡는 둥 하며 마츠노 토도마츠는 메뉴얼대로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수 개월 전, 스타버에서 알바한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이 곳 카페에서 알바한지 이 주일도 채 되지 않았으면서 매우 익숙해보였다. 휴식실에서 그런 그를 바라보던 점장이 남몰래 흐뭇한 미소를 흘렸다.한창 바쁠 점심시간을 지나 시곗 바늘은 어느새 오후 3시 30분쯤을 가리키고 있었다. 애매한 시간 탓인지 카페 안은 제법 한산했다. 토도마츠는 자연스럽게 카운터에 기대더니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스마트폰 액정 가득히 그동안 딴 여자들의 라인들이 떠올랐다. 그 중에는 ..
※주의※트위터에서 썼던 글이치마츠의 일방적인 짝사랑찝찝한 엔딩 주의개인적인 캐 해석 있습니다의식의 흐르으으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고 한다면 분명 초등학생이냐고 놀림을 받을 것이다. '사랑'이란 감정을 처음 접한 어린 아이들은 이걸 들키고 싶지 않아서, 혹은 좋아하는 아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좋아하는 아이를 괴롭히곤 하니까 말이다.허나 난 어른이다.동정이긴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이 낯선 것도 아니고, 애초에 괴롭힌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날 좋아해줄 리가 없다는 것을 안다. 본인이 좋아해서 한 행동이라고 해도 당사자가 싫어한다면 그건 애정표현도 뭣도 아니다. 그냥 괴롭히는 것뿐이다.그걸 알고 있으면서 나는 좋아하는 사람을 괴롭힌다.그걸 알고 있기에 나는 좋아하는 사람을 괴롭힌다.그 사람이 ..
※주의※트위터에서 친구랑 풀던 썰(?) 기반쵸로마츠 시점개인적인 캐 해석 있습니다 「전철이 곧 도착하오니 승객분들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방송과는 다르게 우르르 철로쪽으로 모여드는 사람들 틈에 얼른 끼어들었다. 누군가가 내 발을 밟고, 나 또한 누군가의 발을 밟지만 입을 악 다문 채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 전철을 놓치면 지각이다. 빠르게 도착한 전철이 느리게 문을 연다. 이미 타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되는 데도 이만큼의 사람이 다 들어간다는 것은 몇 번을 봐도 신기하다. 모든 사람들이 다 나처럼 찌그러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지. 더욱 빽빽해지는 인구 밀도에 나는 가방을 품 안에 넣고 꼬옥 안았다. 중요한 서류가 들어있기에 놓치면 곤란하다. 매일 아침, 이렇게 지옥의 출근 전철에 올라타기 시작한..
※주의※오소쵸로의 날이라 한번 써봤지만 커플링 요소는 별로 없습니다.개인적인 캐릭터 해석있습니다. "아, 비 온다." 곤란하네, 작게 중얼거렸다. 일기 예보를 보지 않은 데다 가볍게 빠칭코를 할 셈이었기에 나에게 우산이 있을 리가 만무했다. 뒤에선 수십개의 빠칭코 기계가 유혹하듯이 색색의 빛을 뽑내며 경쾌한 소리를 울리고 있다. 비가 그칠 때까지 몇 판 더 하면 참 좋겠지만 아쉽게도 수중엔 돈이 거의 없었다. 저 기계들에게 돈을 다 따여버렸으니까. 같은 이유로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는 것도 불가능했다.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이젠 히끗히끗해진 숫자버튼들을 순서대로 꾹꾹 눌렀다. 곧이어 「집」이라는 문자가 휴대폰 액정에 떠올랐다. 니트지만 싸돌아다니기 좋아하는 동생들이 집에 돌아와있으면 좋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