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 "응! 아쿠아리움! 이벤트로 할인권 받았다고!" "무료 입장도 아니고 할인권? 돈이 어디있다고." "아, 거참 비싸게 구네." 쵸로마츠는 기가 찬다는듯이 콧방귀를 끼었다. 눈 앞에 대놓고 아쿠아리움 할인권을 흔들어도 쵸로마츠는 구인 잡지에서 시선을 뗄 줄 몰랐다. 떼를 써봐도 쵸로마츠는 미동이 없다. 하는 수 없지. 나는 잠시 할인권을 내려놓고 뒤에서 쵸로마츠를 껴안았다. 두 팔에 감겨있는 허리가 더 얇아진 것 같다.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부비적거려도 쵸로마츠는 여전히 미동이 없다. 그건 즉, 싫은 것도 아니란 거잖아? 솔직하지 못한 게 성가시면서도 귀엽다. 장난스레 귀에 입김을 불고 농밀하게 속삭였다. "우리 데이트 안 한 지 오래되었잖아?" "그야 누구씨가 맨날 경마장, 파칭코로 돈을..
이전 편 [오소쵸로]Expressivo 봄이 가려면 날짜 상으로는 아직 남았건만 햇살이 제법 뜨겁다. 한 손으로 해를 가리며 몸을 뒤로 물려 나무 그늘 아래로 숨었다. 나뭇잎 사이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햇빛에 내 손에 초록빛이 내려온다. 눈을 두어번 깜빡고는 손목시계를 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1시 27분. 곧 있으면 약속한 시간이었다. 카라마츠에게 조금씩 기타를 배우던 내가 기타를 보러가고 싶다고 하니까 카라마츠가 매우 기뻐하며 함께 악기점에 가자고 권한 게 어제, 그리고 약속 시간까지 이제 1분. 한숨을 쉬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주말이라 바삐 오가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그 속에서도 독보적으로 눈에 띄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카라마츠가 먼저 권하기는 했지만 그 녀석이 제 시간에 올 리가 없지. 헛웃음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