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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이 조용하다. 개미 한 마리의 발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그곳에서 너는 웅크리고 있었다. 불도 켜지 않은 어두운 방에 나즈막한 저녁 노을이 방 안에 내려앉았다. 같은 집 안에 있는데도 이 문지방 하나로 나와 너의 세계가 끊어진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차마 네가 있는 방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차마 무슨 생각하고 있느냐고 물을 수가 없었다. 결국 너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내가 있는 이곳엔 저녁노을조차 닿지 않는다. 담배 한 대가 간절했지만 네가 나를 알아챌까봐 억지로 참았다.
쵸로마츠, 감정이란 건 상대적이라고 생각해. 손으로 만질 수 없기 때문에 다른 감각으로 어렴풋이 짐작하잖아. 너와 손을 잡고, 입을 맞추고, 몸을 섞을 때마다 모든 감각으로 느껴. 너와 나의 감정의 차이가. 내 감정의 파도가 넘실거릴 수록 네 지나친 친절이 독처럼 녹아들어. 쓰라리고 속이 썩어가고 고통스러운데도 나는 네 손을 떼어낼 수가 없어. 네가 나를 붙잡고 있는 이상 희망은 있는 거라고, 내가 널 채울 수 있다고 몇 번이고 생각하게 되버려. 그렇게 또다시 나는 네 독에 녹아들게 돼.
그렇지만 쵸로마츠 이건 정말 나만의 독일까? 네가 진심으로 웃는 모습이 좋아. 그 어떤 것보다도. 그렇지만 네가 거짓으로 웃더라도, 진심으로 울더라도 내 곁에 두고 싶어. 바보같이 착한 너는 나를 놓지 못 할 거고, 놓아도 내가 신경 쓰여 다시 돌아오게 될 테지. 그걸 알기에 나는 일부러 눈물을 흘려. 네 독이 스며들은 독의 눈물을, 너를 고통스럽게 할 눈물을.
나는 너도 나도 웃게 되는 방법을 알고 있어. 내 감정의 잔을 깨버리면 돼. 흘러넘치는 감정이 사라져버리면 너도 나도 이 거짓 사랑놀이를 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난 그렇게 하지 않아. 네가 날 영영 떠나지 않는 한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그런 일이 없을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어. 그래서 난 널 붙잡지 않아. 네가 나를 붙잡게 할 뿐. 이 연쇄 끊을 칼은 내가 아니라 네가 쥐고 있다고 착각하기 위해서.
있지, 쵸로마츠.
너는 이걸 사랑이라고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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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역대급 짧은 글! 프완님 연성 보고 뽕이 차서 자기 전에 30분 동안 호다닥 쓴 거라서 그래요...ㅎ
긴 말은 필요없구요 다들 프완님 연성 보세요... 제 존잘님... 하.. 진짜ㅠㅠㅠ 사랑해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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