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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ck and Treat!"


밑도 끝도 없이 자신에게 달려와 해맑게 웃는 오소마츠를 보며 쵸로마츠는 그저 눈을 깜빡였다. 장난기로 가득한 입에는 뾰족한 송곳니가 덧보이고, 평소에 입던 붉은 후드 대신 안은 붉고 겉은 검은 망토가 그의 목에 둘러져있었다. 붉은 리본은 한 쪽만 길게 늘어진 채 덜렁거리고 있고, 마찬가지로 붉은 셔츠 안에 자리한 새하얀 셔츠는 불편한 것인지 윗단추는 풀러져 있었다. 그 언젠가 형제들 다같이 이야미의 집을 털러갔을 때 입었던 그 뱀파이어 의상을 보며 쵸로마츠는 웃음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어쩐지 올해는 웬일로 조용하다 싶더니만. 형제들 모두 뿔뿔히 흩어진 할로윈에도 혼자 열심히 분장을 한 형의 모습이 우습기도 했다. 읽던 책을 잠시 바닥에 내려놓은 쵸로마츠는 제 후드 주머니에 손을 꽂아넣었다.


"and가 아니라 or겠지."


체온때문에 조금 녹은 자그마한 초콜릿을 오소마츠 손에 쥐어주며 쵸로마츠가 덧붙였다. 혹시 몰라 하나 챙겨두었던 것이 정답이었던 모양이다. 겨우 이거뿐이냐며 뭐라 할 줄 알았지만 오소마츠는 의외로 군말 없이 작은 초콜릿을 제 입에 쏙 집어넣었다. 그냥 넘어가는 건가 싶어 쵸로마츠가 책을 들려는 찰나 오소마츠가 먼저 그의 턱을 잡아챘다. 바로 눈 앞에서 오소마츠의 붉은 눈이 형형하게 빛났다. 달큰한 향기가 코를 찔렀다.


"읍!"


뭐라 할 틈도 없이 오소마츠가 쵸로마츠의 틈새를 파고 들었다. 혀끼리 뒤엉키는 소리와 함께 작은 초콜릿이 질척질척 녹아갔다. 초콜릿과 함께 입 안이 탐해지며 침이 넘쳐흘러 평소보다도 더 소리가 노골적이다. 달다. 지나칠 정도로. 숨이 가빠질 수록 머리 속까지 초콜릿처럼 녹아드는 것만 같다. 당황스러워 하던 쵸로마츠는 어느덧 달콤함과 쾌감을 원하며 오소마츠에게 매달려 있었다. 점점 뒤로 넘어가는 몸 위를 검은 망토가 덮이어 가려지고, 두 사람은 온전히 포개어 졌다. 초콜릿은 이미 다 녹아 없어진지 오래였다. 숨이 막혀 쵸로마츠가 어깨를 두드리고 나서야 오소마츠가 입을 떼었다. 길게 늘어지는 은색 실, 붉은 리본이 쵸로마츠를 간지럽혔다. 양뺨을 불그스름하게 물들인 쵸로마츠를 만족스럽게 내려다보던 오소마츠는 입가에 묻은 초콜릿을 혀로 핥아 올리곤 얄궂게 웃었다.


"내가 Trick and Treat이랬잖아."


초콜릿 작았던 만큼 장난칠 거니까? 차디찬 손을 제 후드 속으로 밀어넣는 오소마츠에 쵸로마츠는 헛웃음을 뱉었다.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구나. 쵸로마츠는 포기한듯 눈을 감고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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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이니까 짧게... 너무나도 짧긴 하지만 갑자기 이 장면이 너무 보고 싶어져서ㅋㅋㅋㅋ큐ㅠㅠㅠㅠ 평일이고 학교 가야해서 저는 할로윈 못 챙기지만 다들 해피 할로윈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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