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머타임 레코드 이후, 루프가 끝난 시점 ※ 하루카, 타카네 동거하고 있다는 전제 8월 말, 시기를 놓친 태풍 하나가 뒤늦게 찾아왔다. 벌써 3일째. 바람도 센 탓에 밖에도 못 나가고 있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하루카와 그의 동거인은 실내에 익숙한 사람들이었다. 시한폭탄 같은 몸을 가진 그들에게 바깥은 위험하기만 했으니까. 연신 비를 뿌려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하루카는 느리게 펜을 움직였다. 하늘만큼이나 그의 스케치북도 어두컴컴하게 물들어 있었다. 빗방울이 창을 두드리는 소리에 종이에 사각사각 펜이 스치는 소리가 뒤섞였다. 그리고 곧이어 요란한 게임 소리가 모든 소리를 덮어버렸다. 뒤를 돌아보니 언제 일어난 건지 타카네가 잠옷차림인 채로 게임기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총탄과 혈흔이 난무하는 화면에도..
1. 거울 2. 눈 3. 벽난로 * 멘션이 아니라 카톡으로 친구들에게 단어 3개를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제목이 애매하여 이전 썼던 해시태그로 제목을 붙였습니다. 육중한 문을 열자 바깥보다도 캄캄한 실내와 매캐한 나무 냄새가 나를 반겼다. 그 작은 틈새를 못 견디고 휘몰아치며 들어오는 눈바람을 밀어내며 나는 천천히 진득한 어둠으로 들어갔다. 여기도 참 오랜만이네. 걸을 때마다 본인이 오래된 것을 티 내기라도 하듯 나무 바닥이 삐거덕거리며 울었다. 가볍게 발구름을 하며 신발에 들러붙은 눈을 털어내고선 벽면을 더듬거리며 스위치를 찾아다녔다. 어린아이 손에도 닿을 법한 애매한 위치에 있던 스위치를 누르자 불빛이 두어 번 점멸하더니 온 실내가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먼지가 가라앉고 조금 낡은 흔적들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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