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창작/오소마츠상

[오소쵸로]심장을 뜯다

라나애 2016. 11. 25. 00:27


※학생마츠





소란스럽다. 졸업식이 끝나자 웃고 우는 소리가 학교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 아래, 떨어지는 꽃잎만큼이나 무수한 사람들이 어지러이 돌아다니고, 뭉치고, 흩어지고 있다. 바닥에 물든 화사한 벚꽃의 분홍빛에 학생들 교복의 검은 빛이 뒤섞여 오묘한 조화를 이뤄내고 있었다. 켁, 징그러. 개미새끼들같아. 강당 옥상에서 그 풍경을 내려다보던 쵸로마츠는 혀를 내밀었다. 겨우 졸업정도로 왜이렇게 난리들인지. 쵸로마츠는 들고 있던 졸업장으로 난간을 가볍게 두드렸다. 텅텅 탁한 소리가 났다. 무미건조하게 아래를 훑던 눈동자는 한 곳에 멈추더니 가늘게 휘어졌다. 3학년 건물과 가까운 벚나무 아래, 똑같이 둥글둥글한 검은 머리 4개가 둥글게 모여있었다. 솔직히 객관적으로 눈에 띄는 외모는 아니지만 그런 외모라도 여럿이 모여있으면 눈에 띄고 만다. 아니나다를까 졸업을 축하하러 들어온 외부인들이 흘끗흘끗 보고 지나가는 것이 뻔히 보인다. 육둥이로 태어난지 어언 15년. 익숙해졌다면 익숙해졌지만 아직도 불편한 시선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쵸로마츠는 옥상 문을 열었다. 끼이익 녹슨 철문이 닫히는 기분 나쁜 소리가 마치 작별인사처럼 들렸다.


* * *


바닥에 빼곡히 박힌 벚꽃잎을 밟으며 여전히 수많은 벚꽃잎 아래를 걸어간다. 그 화사한 풍경 속에 옹기종기 모인 검은 가쿠란 차림의 네 명을 찾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쵸로마츠는 입꼬리를 끌어올리고 냅다 뛰어가 한 녀석의 목에 팔을 감았다.


"켁!"


"뭐야, 이치마츠네."


"그럼 누군 줄 알았는데."


"딱히 누구라도 상관없었어."


쵸로마츠가 얄밉게 웃자 이치마츠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감긴 팔을 살짝 풀어냈다. 토도마츠는 설레설레 고개를 젓고, 쥬시마츠는 그저 방긋 웃고, 카라마츠는 또 의미모를 말을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오소마츠는...


"음? 오소마츠는?"


"아직 안왔슴다~!"


"몰라. 당연히 쵸로마츠랑 있을 줄 알았는데. 같이 있는 거 아니였어?"


"서로 반이 멀리 떨어져있는데 만났을 리가. 거기다 이쪽은 졸업식 끝나자마자 옥상으로 피난갔었다고. 사람 너무 많아."


"동감. 나올 때 압사당하는 줄 알았어."


"훗, 나 역시 졸업이라는 관문을 거치고 새로운 길을 나아가려는 젊은 양들의 파도에 휩쓸리고 말았다만 무사히 이곳에─"


"카라마츠는 1반이라서 제일 먼저 나올 수 있었던 것뿐이잖아."


"에."


"그때 그냥 압사당했다면 좋았을텐데."


"브, 브라더...?"


왁자지껄 떠드는 와중에도 쵸로마츠는 꾸준히 눈동자를 굴렸다. 이름의 영향인지 여섯명이 모일 때 가장 늦게 오는 것은 늘 오소마츠였다. 약속시간이 지나서야 슬금슬금 모습을 드러내는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보니 다들 익숙해졌는지 신경쓰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이번엔 늦어도 너무 늦는다. 일부러 늦장 부린 쵸로마츠보다 늦다니. 그렇다고 그 외로움쟁이가 먼저 갔을 리도 없었다. 쵸로마츠는 이젠 아예 주변을 서성이며 오소마츠를 찾고 있었다. 빨강. 빨강만 찾자. 그러나 보이는 것은 지독히도 화사한 분홍빛뿐이었다.


"얘들아~"


문득 날아드는 목소리에 다섯쌍의 시선이 일제히 한 곳으로 꽂혔다. 쵸로마츠가 찾아다니던 빨강 대신 검은 가쿠란을 반듯하게 입은 오소마츠가 그곳에 있었다. 그제서야 쵸로마츠는 그래도 졸업식이라고 엄마가 여섯명 전원 교복을 입혀보냈다는 걸 떠올려냈다. 막상 떠올리고 나니 빳빳한 교복이 불편하고 어색하기 그지 없었다. 쵸로마츠는 꽉 잠긴 가쿠란 단추를 풀어냈다. 한편 다른 형제들은 태평하게 걸어오는 모습에 하나 둘 투정을 뱉어냈다. 정말 오소마츠는 졸업 때까지 변함없네. 누군가가 던진 말에도 오소마츠는 그저 코 밑을 문질렀다.


"미안, 미안~ 좀 길을 헤매서 말이야."


"3년 동안 다닌 학교에서 길을 잃다니 바보냐."


"아야."


쵸로마츠가 가볍게 딱밥을 날렸음에도 오소마츠는 바보같이 헤실헤실 웃었다. 평소에도 적당히 웃어넘기긴 했지만 평소와는 확연히 다른 웃음에 쵸로마츠의 눈이 커졌다. 입을 막 떼려던 순간 갑자기 토도마츠가 다가와 오소마츠의 멱살을 잡았다. 곱게 다려놓은 가쿠란이 와작 구겨졌다. 


"이거 뭐야?!"


"갑자기 왜 그래, 토도마츠."


"다들 이걸 보라고, 이거!"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가쿠란을 가리키는 토도마츠의 모습에 네 명이 몰려들었다. 그렇지만 그들 눈에는 아무리 봐도 토도마츠가 잡아 구겨진 것말고는 각자가 입은 것과 똑같이 검은 가쿠란이였다. 뭐가 잘못됐냐고 묻는 멍청한 표정들에 토도마츠의 이가 절로 갈렸다. 이 답답한 인간들아! 토도마츠는 손을 떼고 검지손가락으로 정확히 한 지점을 가리켰다. 다시금 시선들이 오소마츠 교복으로 향했다. 두 번째 단추가 있어야할 자리에 단추 대신 검은 실밥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을 본 4쌍의 눈이 잠시 껌벅거리더니 동시에 커졌다.


"하?! 하아?!"


"뭐야 이거?! 뭐냐고 이거?!"


"이걸 이렇게 해야만 보냐, 멍청이들아아앍!!!"


"이거 그거지? 그 말로만 듣던 두 번째 단추라는 거지??"


두 번째 단추. 심장에서 가장 가까이 있기 때문에 심장을 나타내기도 하는 단추. 그런 이유로 졸업식 때 어떤 사람의 두 번째 단추를 주고 받는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조금 와전되어 현재에 이르러서는 연인 혹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두 번째 단추를 받는 것이 된 것이다. 그런 두 번째 단추가 오소마츠에게 없다. 게다가 말없이 헤실헤실 웃고 있으니 칠칠치 못하게 어디 흘리고 온 것은 분명 아닐 터였다. 네명의 얼굴이 교복처럼 구겨졌다.


"세크로스?"


"아니야! 고백이라고, 쥬시마츠!"


"대체 어떤 걸의 하트를 빼앗은 거지, 오소마츠으? 아니, 이 경우엔 하트를 빼앗긴 것인가."


"칫... 오소마츠도 이걸로 커플 반열에 올라간 거냐."


"이야~ 그런 것까진 아니고~ 그냥 어떤 여자애가~ 달라길래~ 줘버렸당~!"


"말꼬리 늘리지마. 기분 나빠."


"에잉 그런 섭섭한 소리 하지 말궁. 상처받아~"


"입꼬리부터 내리고 그런 소릴 하시지."


터져나오는 목소리의 중심에서 쵸로마츠는 입을 꾸욱 닫고 서있었다. 뭔가 어지러웠다. 목소리가, 말이, 언어가 부서진 채로 머리 속에 들어왔다. 각을 맞춰 돌아가던 톱니바퀴에 그 부스러기가 끼어버린듯 뇌가 움직이질 않는다. 형제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게 되버렸다. 마른 침만 삼키니 이젠 속도 울렁거리는 것 같았다. 가슴쪽 언저리가 뭔가가 턱 얹힌 것처럼 답답했다. 가슴쪽에 손을 갖다 대자 두 번째 단추가 손 끝에 걸렸다. 심장이 그 바로 아래에서 빠르게 뛰고 있었다. 애써 신경 끄려고 고개를 들면 오소마츠의 홍조가 거슬렸다. 왜 이러지? 다른 녀석들처럼 단순히 부러워하고 있다고 여기긴엔 뭔가 이상했다. 쵸로마츠는 생각을 긁어모았다. 똑같은 육둥이고, 똑같은 악동인데 오소마츠만 선택받아서 배알이 꼴리는걸까? 혹은 파트너인 오소마츠가 자신과 다른 형제들보다 앞질러가버렸다는 데에 대한 열등감때문인걸까?

아니면 파트너인 오소마츠를 다른 여학생에게 뺏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가슴쪽에 있던 덩어리가 터지더니 뜨뜻미지근한 느낌이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뭐야 이거? 건드려선 안될 것을 건든 느낌에 쵸로마츠의 숨이 살짝 가빠졌다. 불안감과 비슷하지만 다르다. 시기? 질투? 틀리진 않지만 근본적인 것은 아니다. 구태여 이것에 이름을 붙인다면─


"그래서? 그 애랑 사귀기로 했어?"


"그게 말이지~"


"아아아아아악!!!!!!!!"


터져나오는 괴성에 다섯명 모두 동작이 멈추었다. 쵸로마츠는 숨을 몰아쉬며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똑같은 얼굴, 똑같은 반응인데도 가장 가운데에 있는 오소마츠만이 유독 쵸로마츠의 눈을 사로잡았다.


"왜, 왜그래. 쵸로마─"


"잊고 온 거 있어! 미안! 금방 갔다올게!"


형제들을 제치고 쵸로마츠는 달리기 시작했다. 거친 숨소리, 바닥을 박차는 소리,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한 데 뒤섞였다. 쵸로마츠가 떠난 자리에는 갈 곳 잃은 졸업장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텅텅 탁한 소리가 났다.


* * *


아무도 없는 텅 빈 복도에 요란스럽게 발걸음 소리가 울린다. 쵸로마츠는 계단따위 두세 칸씩 뛰어오르며 마구잡이로 달렸다. 물 속에 빠진 것처럼 두 팔이 허우적거렸다. 3층 3학년 교실, 맨 끝에 있는 10반 교실에 쵸로마츠가 들어가고 나서야 복도는 다시 조용해질 수 있었다. 쵸로마츠는 턱 끝에 매달린 땀방울을 손등으로 훔쳤다. 그러고선 미닫이문에 등을 기대고 천천히 숨을 골랐다. 들썩거리던 어깨가 차츰 안정을 되찾았다.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올리자 한치에 흐트러짐도 없는 책상과 의자의 행렬이 펼쳐졌다. 쵸로마츠는 천천히 창가쪽으로 발을 옮겼다. 미처 닫히지 못한 창문으로 들어온 바람과 함께 커텐이 춤을 추고, 그 아래에 낙서가 가득한 책상이 자리하고 있었다. 쵸로마츠의 책상이다. 쵸로마츠는 그 위를 살짝 손으로 쓸었다. 손가락 아래로 책상 한 가득 쓰여진 낙서가 엿보였다.


「20XX. 03. XX 오소마츠 왔다감」

「쵸로마츠 방과후에 게임방 가자!」

「쵸로마츠! 네 체육복 사물함에 넣었다!」

「오소마츠&쵸로마츠 악동콤비」


지렁이같은 글씨체에 쵸로마츠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글씨에서 오소마츠의 장난스러운 성격이 드러났다. 졸업식 때만해도 별 생각없었으면서 손가락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짚어가며 읽으니 낙서에 담긴 추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새 학기 첫 낙서는 자신의 것이라며 주인 앞에서 대놓고 낙서하고 가던 오소마츠, 이동 수업한 사이에 와서 메세지도 써놓고는 자신을 기다리던 오소마츠, 급하게 달려와서 체육복 빌려달라 애원하던 오소마츠... 쉬는 시간에도, 점심 시간에도, 반 멀리 떨어져있는 주제에 뺀질나게 이 끝 교실까지 잘도 왔었더랜다. 3학년 때뿐만이 아니다. 2학년 때도, 1학년 때도....

내 추억들은 전부 너로 가득하구나.

쵸로마츠는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숙였다. 손톱이 애꿎은 책상을 긁었다. 아까의 그 기분, 지난 추억들, 그리고 지금의 이 느낌. 그 모든 것들이 한 결론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렇구나. 나는 너를 좋아하는 구나."


내 가슴에 얹혀진 그것은 '사랑'이었구나. 툭 말이 내뱉어짐과 동시에 돌연 거센 바람이 불어와 커텐과 쵸로마츠의 머리칼을 마구 헤집었다. 벚꽃잎이 쵸로마츠의 몸 이곳저곳에 달라붙었다. 답답한 가슴을 움켜쥐자 와이셔츠의 두 번째 단추가 손에 걸렸다. 심장이랑 가깝다더니 진짜네. 헛웃음을 흘리며 검지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단추를 굴렸다. 적막한 교실 안엔 단추가 달그락거리는 소리밖에 없었다. 쵸로마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하늘이 눈이 시리도록 새파랬다. 날씨 좋네. 쵸로마츠는 우는듯 웃으며 두 번째 단추를 꽉 쥐었다.

그리고 단추를 뜯어 냅다 창문 너머로 던졌다.

하얀 단추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더니 벚꽃잎들 사이에 파묻혀버렸다. 단추가 떨어진 것을 확인한 쵸로마츠는 아예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정강이는 의자에 부딪히고 머리는 아예 스스로 벽에 박았다. 아프다. 눈에 눈물이 핑 도는데 자꾸만 헛웃음이 났다. 지나가던 누군가가 듣는다면 우는 줄로 알 웃음소리가 쵸로마츠 입에서 자꾸만 새어나갔다.

악동이라도 쵸로마츠에게도 어느 정도의 상식은 있다. 동성에, 형제에 같은 얼굴. 이뤄진다 뭐다 이전에 있을 수 없는 사랑이었다. 그래도 계속 파트너로 함께 있었으니 오소마츠도 나처럼 나를 좋아할 수도 있지 않을까? 문득 떠오른 질문에 쵸로마츠는 비웃음으로 답했다. 계속 파트너로 함께 있었으니 더 잘 안다. 오소마츠가 어떤 성적 지향을 갖고 있는지, 어떤 타입의 여성을 좋아하는지까지도 말이다. 거기다 방금 고백 받았다고 들은 참이다.


"하, 하하... 정말 깔끔하네."


그래서 쵸로마츠는 두 번째 단추를, 심장을 뜯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처음으로 뛰고 있는 심장을 자각한 날, 뛰고 있는 심장을 버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보다 더 깔끔하고 빈틈없는 실연은 없을 테니까. 쵸로마츠는 이젠 실밥밖에 안남은 가슴 언저리를 매만졌다. 교실 바닥으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쵸로마츠?"


굳이 뒤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오소마츠다. 누가 파트너 아니랄까봐. 다른 애들 냅두고 하필이면 네가 오는 거냐. 쵸로마츠는 얼른 눈물을 훔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선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비록 상징적이기만 한 행동이긴 했지만 단추를 뜯어버린 덕분인지 생각보다 담담했다.


"뭐야, 왜 왔어."


"네가 안오니까 그렇지. 잊은 물건은 찾았어?"


"아아, 찾았어. 찾았는데 쓸모가 없어서 버렸어."


"하아? 그럼 왜 그렇게 찾으러간 건데?"


"그러게. 괜히 찾았다 싶다."


입꼬리를 삐뚜룸하게 올려 웃는 웃음에 오소마츠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쵸로마츠는 아까의 미소를 무르려는듯 방긋 웃었다. 그러나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워진 미소에 오소마츠의 표정만 더 굳어졌다.


"쵸로마츠."


날 그렇게 부르지마. 말로 하는 대신 쵸로마츠는 오소마츠보다 먼저 발을 떼었다. 쵸로마츠에게로 가려던 오소마츠는 문 앞에 서있던 그대로 멈춰서서 다가오는 쵸로마츠를 기다렸다. 둘 사이에 아무런 대화없이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먼저 말하는 사람이 지기. 그런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 돌아갈까. 애들 기다리겠네."


먼저 말을 한 것은 쵸로마츠였다. 그런 게임따위 모른다는 식으로 시치미를 뚝 떼고서. 어이없단 시선을 피하며 쵸로마츠는 오소마츠 어깨에 살짝 손을 얹었다. 이렇게 조금 닿는 것조차 죄악감이 느껴져 손끝이 떨렸다. 쵸로마츠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가자, 오소마츠형."


오소마츠의 두 눈이 깜박거렸다. 내가 지금 잘못 들은 건가. 뒤돌아 쵸로마츠를 봐도 쵸로마츠는 아무렇지 않게 복도를 걷고 있을 뿐이었다. 오소마츠는 뒷머리를 긁적이다 결국 그 뒤를 따라갔다. 쵸로마츠는 행여나 오소마츠가 자신보다 앞서갈까 속도를 조절했다. 지금 당장은 오소마츠를 정면으로 대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 울타리를 쳤다. 얄팍한 방법이긴 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마음을 전부 다 정리할 때까지 형제임을 끝없이 상기시켜야만 한다. 형. 쵸로마츠는 그 한 글자를 입 안에서 데굴데굴 굴렸다. 단추가 뜯겨 생긴 실밥이 걸음따라 가냘프게 흔들렸다.




공백 미포함 5,266자



여어, 히사시부리~ 거의 한 달만에 돌아왔네요. 수능 전에만 해도 글 쓰고 싶다고 난리를 쳤는데 막상 수능이 끝나니까 쓰기도 싫고... 그동안 어떻게 글 썼는지도 모르겠고... 지금 천천히 안그래도 없던(...) 감각 찾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학생마츠에 도전해봤어요! 무려 시리즈물! 이번 편을 포함하여 5편 예상하고 있습니다. 원래 썰 풀 때는 이 단추 내용이랑 뒷내용이랑 다른 글로 구상했다가 잇게 된 거라서 잘 이어질련가는 잘 모르겠네요. 단편이 모아져서 한 시리즈가 된다는 느낌으로 구상하고 있기 때문에 시점이나 시간 순서가 좀 섞일 수 있습니다! 주의해주시길! 그건그렇고 이 다음편은 언제 들고 오게 될까요... 허허... 적어도 한 달 안에는 돌아오겠지..?

아, 맞아. 제 개인적인 해석에 의해 육둥이는 중학교까진 서로 '형'을 붙이지 않고 이름으로 부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쵸로마츠가 형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걸 기점으로 서서히 형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거예요.

아무튼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